Subject: Re: 안녕하세요 2, 호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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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전히, 언어로 인한 소통의 문제와 산책하다 간혹 맞닥뜨리는 혐오 발언들 빼고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런 아무말에 익숙해지는 수준에 들어섰습니다. 처음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었을 때는 놀라고 얼어붙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자리를 피했지만, 지금은 중간중간 한국말로 욕을 섞어가며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완곡하게 얘기를 하며 헤어집니다. 손짓으로 '당신 가던 길 마저 가라'며 휘젓는 식입니다. 만약 이 장면을 멀리서 누군가 본다면 제가 손 흔들며 헤어지는 것으로 보일 것 같기도 해서 애써 '헤어진다'고 적어봅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막연히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고 믿는 편이라서요.
일단은 저의 이 실낱같은 믿음에 기대서 더 열심히 돌아다니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Double

Double 2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자연이 짱인거 같아요. 다 뚫음

🌻

저 대신 욕해주고 있는 느낌이라 위안을 받았던 꽃이에요. 제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한.

저의 작업 '부드럽게 침범' 이 생각났습니다.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담벼락앞인데 한국에서 그렸던 저의 그림을 여기 투영해보고 혼자 조용히 무릎을 쳤습니다. (공감이 안될수도 있습니다.)

너무 쿨하더군요.

여기는 뭐랄까...거침없이 장식을 하는 가게를 자주 보는데 여기는 너무 복잡 미묘한 인테리어인것 같아요.

환풍기가 잘 작동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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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나무를 위한 거였겠죠?

낮에 봐서 차마 다행이었던 누군가의 위트1, 2였습니다.

낮에 봐서 차마 다행이었던 누군가의 위트3이였습니다.

이런 형태의 나무를 볼 때마다 꼭 사진을 찍어둡니다.

그나마 낮에 봐서 다행이었던.

어떤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

자주 지나다니던 길에서 본 건데 어느날 공사가 끝나고 이렇게 옷을 걸어놓더군요. 푸닥거리처럼 걸어놓는건가 싶었습니다.

저의 산책메이트 레옹이와 함께..♥


호상근

1984년 5월에 태어나 어머니가 칭찬한 그림 실력을 붙잡고 지금까지 뭔가를 계속 그리고 있다.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고 COVID-19를 피해 레지던시를 떠나 베를린에 있는 파트너의 집에 꼬박 있다. 파트너와 함께 강아지 산책 나가는것이 유일한 외출인 요즘이고 여전히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다.